메뉴 건너뛰기

샬롯츠빌한인교회

주일설교

조회 수 4645 추천 수 43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룻기는 사사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사사시대는 사사기 17:6과 21:25의 말씀대로 각각 자기 소견대로 행하던 시기였습니다. 어쩌면 21세기의 postmodernism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시대에 이스라엘 지역에 흉년이 왔고, 이 때 베들레헴에 살던 한 가정이 모압 지방으로 기근을 피해 이주합니다. 하지만 모압에서 가장인 엘리멜렉이 죽고, 그 후 결혼한 두 아들 말론과 기룐도 죽었습니다. 남은 가족은 부인 나오미와 두 자부 오르바, 룻, 이렇게 세 여자들이었습니다.

그나마 오르바는 친정으로 돌아갔고, 남은 두 여인의 이야기는 후대에 다윗의 조상이 되었다는 것으로 룻기는 끝납니다. 룻기를 앞에서부터 보면 나오미는 하나님의 복을 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뒤에 나오는 다윗의 이야기를 보면 룻기가 쓰여진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본문은 다윗이 왕이 된 후에 다윗이 왕이 된 경위를 설명하는 의도였습니다. 대부분 고대 시대의 왕들은 자신의 출생 이야기를 신화화합니다. 그래서 왕을 좀 더 신성화하고 백성들의 존경을 유도합니다. 하지만 다윗의 출생 이야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본문은 다윗의 출생에 이방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증조모가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멸시하는 모압 여인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이점에서 룻기는 다른 고대 왕들의 출생 이야기와 다릅니다. 고대 왕들은 자신을 신격화시키지만, 룻기는 다윗의 위상을 떨어뜨립니다. 다만 그런 출생 이야기를 지닌 다윗을 높이신 하나님의 역사를 드러냅니다. 모압 여인 룻이라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여인은 시부모와 남편을 ‘선대’했다고 나오미의 입을 통해 전해집니다. 여기서 ‘선대’하다는 말은 히브리어 ‘헤세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 말은 헬라어 ‘아가페’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룻은 ‘헤세드’의 사랑으로 사랑했습니다.

룻은 시어머니를 끝까지 좇아갔습니다. 어머니의 백성이 내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이라고(16절) 고백합니다. 룻을 통해 우리는 마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 헌신을 발견합니다. 자기를 희생하고 자신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 죄 사함을 받고 구속함을 얻은 그리스도인이 좇아야 할 마땅한 삶의 본을 보여줍니다.

아마도 다윗은 어려서부터 증조모인 룻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을 것입니다. 그 이야기는 그의 마음을 두드렸을 것입니다. 후에 다윗이 사울 왕에게 쫓길 때 그는 자기 부모님을 모압 왕에게 일시적으로 부탁한 적이 있었습니다(사무엘상 22:1-4). 이것은 어쩌면 이런 배경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다윗은 가장 천한 모압 여인을 통해 이루시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고, 그것은 그의 삶과 믿음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후에 다윗이 아들 압살롬에게 쫓겨서 도망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시므이가 다윗을 저주했습니다.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그 일을 묵묵히 감당합니다. 마치 하나님으로부터 책망을 듣는 마음으로 그의 저주를 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 시련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그를 낮추시기도 하고 높이시기도 하신다는 사실을 이미 증조모 룻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높이시려고 하면 모압 여인과 같은 천한 여자도 높이시지만, 교만한 자는 하나님께서 대적하신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를 낮추실 때 그는 그 상황을 묵묵히 감내할 수 있었고, 또한 하나님께서 높이시는 은혜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어렵게 살다가도 높아지면 다시 내려올 줄 모릅니다.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살았던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만 바라보고 삽니다. 하나님의 높이심과 낮추심에 순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래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신앙적 엘리트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나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일을 두려워합니다. 늘 잘 포장된 자신의 신알을 드러내려는 유혹을 받습니다. 하나님께서 낮추실 때 낮아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결국 자신과 가정, 교회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내 삶의 목적이 나 자신에게 있으면 넘어집니다. 인생의 목적은 우리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습니다. 다윗 왕조차도 증조모 룻의 부끄러운 족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그를 세우는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삶 가운데 머물기를 원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겸손히 그분 앞에 나아갈 때 가능합니다. 이런 은혜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일자 설교 제목 성경
648 만군의 여호와(사45:1-13) 2009. 3. 15 주일예배
647 가까이 나아와 들으라(사48:12-22) 2009. 3. 22 주일예배
646 바벨론을 떠나라(사52:11-12) 2009. 3. 29 주일예배
645 주가 쓰시겠다 하라(마21:1-11) 2009. 4. 5 종려주일예배
644 부활은 삶이다(고전15:12-20) 2009. 4. 12 부활주일예배
643 여호와께 복 받은 자손(사61:1-11) 2009. 4. 19 주일예배
642 교회당 건축의 사명(느1:1-11) 2009. 5. 10 주일예배
641 하나님이 심으신 포도나무(시80:8-19) 2009. 5. 17 주일예배
» 회복하시는 은혜(룻1:1-14) 2009. 5. 24 주일예배
639 생명의 회복자(룻4:13-22) 2009. 5. 31 주일예배
638 나면서 앉은뱅이 된 자(행3:1-10) 2009. 6. 7 주일예배
637 칭송 받은 교회(행5:12-32) 2009. 6. 14 주일예배
636 고난의 유익(행8:1-13) 2009. 6. 21 주일예배
635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행10:1-16) 2009. 6. 28 주일예배
634 아덴을 떠나는 바울(행17:22-34) 2009. 7. 19 주일예배
633 나의 달려갈 길(행20:17-27) 2009. 7. 26 주일예배
632 죽은 자의 부활(행24:10-23) 2009. 8. 9 주일예배
631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행27:13-26) 2009. 8. 16 주일예배
630 삶으로 응답하는 믿음(미가서 3:9-4:5) 2009. 8. 23 주일예배
629 여호와께로 돌아오라(역대하19:1-11) 2009. 11. 29 주일예배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41 Next
/ 4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