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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츠빌한인교회

목회칼럼

2007.05.21 03:45

스토브(STOVE) 사건

조회 수 5856 추천 수 124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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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쯤이었습니다. 아내가 음식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스토브에서 ‘퍽’하는 소리가 나면서 스토브 전체가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제조회사에 전화를 해서 수리를 요청했습니다. 며칠 후 기술자가 방문했지만, 부속이 필요해서 며칠을 기다렸다가 고쳤습니다. 다행히 보증기간이 남아 있어서 비용을 들이지 않고 고칠 수 있었습니다. 고친 것을 분명히 확인했는데, 아내가 들어와서 스토브를 다시 켜 보니, 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연락을 다시 해서 수리날짜를 받았고, 약속한 날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비가 온다는 이유로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날짜를 또 다시 받았습니다. 약속한 날 오전에 오기로 한 사람이 오지 않아 온 가족이 다른 계획으로 집을 비워야 했고, 큰 아이만 혼자 집에 있었습니다. 그는 오후 늦게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18세 이상 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그냥 돌아갔습니다. 또 전화를 하고 날짜를 받았습니다. 많이 화가 났습니다. 이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의 시스템에 대한 불편함으로 짜증이 났습니다. 한국이라면 즉시 달려와서 고쳐주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보증기간이 넘지 않아서 돈을 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았습니다. 기술자가 마지막으로 다시 왔습니다. 기술자는 스토브의 스위치를 돌렸습니다. 그런데 그 때 스토브는 아무 이상 없이 불이 들어왔습니다. 얼마나 황당한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이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의 인생에서도 이런 일들이 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들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고장 났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아무 것도 시도해 보지 않습니다. 엉뚱한 곳을 향해 짜증을 내고 분노를 품습니다.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말입니다. 문제는 고장이라고 지극히 정상적인 것을 고장이라고 잘못 생각했던 점에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저희로 하여금 스토브를 다시 켜지 않게 했습니다. 스토브의 스위치를 돌리는 것이 어려워서가 아니었다는 말이지요.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에서도 혹시 그런 것들이 있지 않을까요?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동행하십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하나님께 구할 수 있습니다. 기도할 수 있습니다.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런 하나님을 느끼지도 못하고, 누리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나의 기도도 듣지 않는다고,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에 대한 마음이 변했다고 여깁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 깊게 하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우리의 삶의 한 가운데 계신데도 말입니다. 한번 스위치를 돌려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주병열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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