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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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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이스북에 많은 분들이 좋은 글들을 많이 공유해 주십니다. 카톡으로 글을 보내주는 분들도 계시고요. 좋은 글을 함께 나누는 분들에게 참 감사합니다. 그런데 때때로 별다른 감동이 없이 다가오는 글도 있습니다. 감동 없는 글을 왜 올렸냐고 시비거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글이 항상 감동이 있는 것은 아니고, 또 개인의 생각과 입장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순간 그분은 왜 이런 글을 올렸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참 생각하고 난 후에 얻은 하나의 결론입니다. 글의 맥락이 없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어떤 사상이나 가치관 혹은 깊은 신앙적 통찰력을 가지고 책을 써내려 갑니다. 독자는 저자의 사상과 세계관을 따라 가면서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질문을 던지면서 읽어갑니다. 그러던 중 어느 대목에선가 강한 감동과 도전을 받고, 그 대목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 페이스북에 올립니다. 그런데 정작 페이스북에 올려진 글은 앞뒤 맥락이 제거된 채 달랑 두 세 문장만 남습니다. 흐름이 끊어져 버린 글은 처음 독자가 읽을 때의 감동을 함께 나누지 못한채 건조한 모습으로 페이스북에 올라옵니다. 결국 글을 올린 사람과 올린 글을 읽는 사람은 서로 다른 느낌으로 글을 대하게 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을 말하기 위해서 배경적인 내용과 주장을 뒷바침하기 위한 여러 논지들을 서술합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확신을 말합니다. 그것을 맥락이라고 합니다. 오늘날은 너무도 멋진 말들이 많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맥락을 잃어버린 말들도 많이 있습니다  말은 너무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배경과 상황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런 모습이 오늘날 교회에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말씀은 있는 것 같지만, 정작 그 말씀을 말씀되게 하는, 그 말씀을 삶으로 드러내는 맥락을 잃어버렸습니다. 달랑 2-3문장으로 모든 것을 다 설명해 내려는 것 같은 느낌을 갖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요3:16)라는 말을 하시기 위해 창세기부터 시작하는 긴 역사 속에서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셨습니다. 그 맥락을 알지 못한채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설교자가 설교할 때 그 설교는 30분이 아니라, 3년 혹은 30년 간 살아온 삶의 바탕 위에 선포되는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성도가 세상에 “예수는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고 복음을 전할 때 그것은 단지 한 문장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성도가 살아온 삶과 교회의 역사가 보여주는 긴 맥락 안에서 전달되는 것입니다. 삶의 맥락을 잃어버린 말은 힘을 갖지 못합니다.

우리는 어떤 맥락을 가지고 있을까요? 목사가 어떤 말을 할 때 사람들은 ‘아! 목사가 그렇게 설교할 때 그 말은 이런 의미일거야!’라고 긴 맥락 속에서 그 말을 바르게 이해되고 있을까요?  아니면 달랑 두 세 문장만 던져진 채 설교자의 삶과 선포 사이에 어떤 맥락도 찾지 못한채 공기만 진동하는 설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날 교회가 세상 앞에 그렇게 달랑 맥락 없는 두 세 마디로 공허한 복음을 전하고 있지 않은지, 정말 삶의 맥락을 가지고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깊이 생각하며, 고민할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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