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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츠빌한인교회

목회칼럼

2007.04.23 05:22

안전지대

조회 수 5839 추천 수 117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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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버지니아 텍에서 총격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교회에서도 화요일 저녁에 35명이 모여, 슬픔을 당한 이들과 미국 사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교회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목사로서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동안 고민했습니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저는 슬픔 당한 이들과 함께 고통을 느끼는 것보다 교회와 목사가 무리 없이 서야할 자리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목요일 저녁에 블랙스버그에 있는 한인교회와 KCCC 주관으로 캠퍼스에서 열리는 기도회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시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유를 물어본즉 자칫 다른 사람들의 불필요한 시선으로 인해 예기치 않은 사고가 있을 수 있다고 경찰에서 취소를 권고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늘 이런 식으로 선의의 목적조차도 비본질적인 것에 영향을 받고 살아갑니다.

사과성 발언을 했다가 곤혹을 치르는 이태식 주미대사를 보면서, 우리는 본질보다 늘 어디에 서야 하며, 무슨 말을 해야 안전한지를 먼저 생각해야만 하는 우리의 처지를 보았습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가 주의 깊게 발언해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보다 늘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고, 자신의 안전지대를 찾아 방황하는 정신적 유목민의 모습을 우리 안에서 보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황폐화시키는 불행의 씨앗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넜고, 가나안 땅을 밟았습니다. 그곳은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는 최상의 위치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적의 공격에 완전히 노출된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은 할례예식과 유월절 절기를 지킵니다. 그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자신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세우는 일이 헌신했습니다. 이번의 사고로 우리는 안전지대를 찾아 방황하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우리가 진정으로 누구인지에 대한 자기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주님의 몸 된 교회로서, 이 시대 앞에, 그리고 이 사회 가운데서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그것이 바로 우리의 고민이고 자세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병열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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