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샬롯츠빌한인교회

목회칼럼

2007.08.07 23:08

남의 말 잘 듣기

조회 수 4636 추천 수 8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휴가를 보냈습니다. 멀리 가진 못했지만 그동안 뵙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기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세 분의 목사님을 뵀습니다. 두 분은 저보다 연세가 많은 분들이었고, 다른 한 목사님은 후배였습니다. 그야말로 밤이 새는 줄 모르고 이야기했습니다. 목사는 본래 말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저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루는 새벽 2시, 다음 날은 새벽 5시, 그리고 또 마지막 날은 새벽 4시까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고 나니 휴가를 마치고도 적잖은 피곤이 남아있었습니다.

이런 긴 대화를 통해 깨달은 것은 저 자신이 전보다 조금 더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는 함께 의견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했지만, 저 자신의 생각에 머물 때가 많았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대화를 하면서도 실은 상대방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견지하려는 무의식적인 자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긴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그리고 그 분들로부터 뭔가 배우고 싶어 하는 저 자신의 모습을 보고서야, 전에 그렇게 하지 못했던 자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사실 지금도 그런 모습이 완전히 없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후배 목사님이 이런 경우 어떻게 표현하는지 그의 말과 단어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이 순간 멋쩍기도 했고, 또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편에 저를 두렵게 했던 것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도 제가 그런 자세로 서 있지 않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말씀을 끊임없이 묵상하며 전한다고 하지만, 실은 저 자신의 관점의 울타리 안에 갇혀서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나에게 말씀하시도록 하지 않고, 나의 생각과 관점을 논증해 줄 수 있는 논리적 근거들을 성경에서 찾으려고 하지 않았는지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수 천 년 동안 그렇게 이용되어 왔습니다. 공산주의자들에게는 그들의 논리로 해석되었고, 많은 철학자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의 논리적 근거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에게 선포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근거를 찾는 자에게가 아니라 진실로 그 말씀을 듣고자 하는 자에게만 바르게 들려집니다. “네 가지 땅에 뿌려진 씨 비유(마태13:1-9)”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듣는 자의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들에게 교훈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들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면서 진실로 그 분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주병열 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0 말씀 묵상(10) - "광야를 통해 주시는 은혜" (신명기 Deuteronomy 2:1-15) admin 2020.03.26 234
259 말씀 묵상(11) - "여호와께서 친히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라" (신명기 Deuteronomy 3:12-22) admin 2020.03.30 241
258 말씀 묵상(27) - 아빠 손 꼭 잡아! Hold father in your hand (신명기 Deuteronomy 11:22-32) 1 admin 2020.04.30 249
257 말씀 묵상(46) - 속히 내게 오소서 Come quickly to me (시편 Psalms 141:1-10) admin 2020.07.07 251
256 말씀 묵상(26) - 천수답 인생에게 주시는 은혜 The grace to be given to people like a rain-fed field (신명기 Deuteronomy 11:1-12) admin 2020.04.28 256
255 말씀 묵상(57) - 말씀을 깊이 묵상합시다 Let’s deeply study the Bible (로마서 Romans 9:25-33) admin 2020.08.14 261
254 말씀 묵상(2) - "돌이 무덤에서 옮겨진 것을 보고" (요한복음 John 20:1-9) 1 admin 2020.03.14 262
253 말씀 묵상(20) - "소망을 가질 이유" The reason for hope (신 Deuteronomy 5:12-21) 1 admin 2020.04.14 269
252 말씀 묵상(63) - 하늘과 땅의 긴장 A tension between heaven and earth (다니엘 7:1-14) admin 2020.12.01 284
251 말씀 묵상(59) - 전투와 전쟁 Combat & War (로마서 Romans 11:11-24) admin 2020.08.18 298
250 말씀 묵상(70) - 마귀를 대적하라 Resist the devil (벧전 1 Peter 5:8-11) admin 2020.12.22 305
249 말씀 묵상(71) - 그들은 알지 못하는 것을 비방합니다 They blaspheme in matters they do not understand (벧후 2 Peter 2:12-22) admin 2020.12.29 306
248 말씀 묵상(65) - 악은 세상을 지배할 수 있지만, 승리하지는 못합니다 Evil can rule the world, but it can’t win (다니엘Daniel 8장 1-14절) admin 2020.12.03 314
247 말씀 묵상(69) - 억지로 하지 말고 Not because you must (벧전 1 Peter 5:1-4) admin 2020.12.21 316
246 말씀 묵상(21) - 번성하게 하리라 You may increase greatly (신 Deuteronomy 6:1-9) admin 2020.04.16 318
245 말씀 묵상(73) - 인생지사 하나님의 섭리 You are living in God’s providence. admin 2021.04.08 319
244 말씀 묵상(48) - 만물에 드러나는 하나님의 신성 God’s devine nature in the world (로마서 Romans 1:18-25) admin 2020.07.21 324
243 말씀 묵상(4) -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요한복음 John 21:1-14) admin 2020.03.17 329
242 사순절 묵상 Lent Devotional 2022 file admin 2022.05.08 332
241 말씀 묵상(67) - 주님의 손을 잡으세요 (다니엘 11:1-19) admin 2020.12.09 33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