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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시죠? 오랫만에 시원한 비가 옵니다. 제가 읽고 은혜받은 글 하나 보내드립니다. 시간 되실 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와달 홈피에서 퍼온 글입니다. 제목은 "야구 중계를 보다가 회개한 날", 저자는 최용덕님입니다.

  최영훈 드림

*****

어제, 일본과 한국의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전.
마침 점심식사 시간이어서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민희와 식사를 하면서
중계를 보았습니다.

저는 너무도 중요한 일본전에서만큼은 이승엽 선수를 이제 뺐으면 싶었습니다.
정 쓰려면 중간에 대타 요원으로나 쓰든지...
그 동안 올림픽 야구경기 예선전들에서 이승엽 선수의 컨디션과 실력이
<너무나> 안 좋았기 때문입니다.
일본전을 앞둔 상황까지, 22타수 3안타로 타율이 1할을 겨우 넘길 정도였으니,
핵심 중심타선으로서 그는 전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안 좋아도 어떻게 그렇게 안 좋을 수가 있는지...
그런데도 김경문 감독은 그를 계속 4번 타자에 기용하고 있었습니다.
왕년의 홈런왕에다 국민 타자라는 위치를 감안했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를 도대체 왜 4번에 포진시키는지?

저는 어제도 장탄식을 내쏟았습니다.
일본전에도 또 이승엽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4번 타자로 말입니다.

게다가 이승엽은 이날 일본전도 역시 그 동안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그는 4회 무사 1·3루의,
참으로 황금같은 절호의 득점 기회에서 오, 세상에! 병살타를 쳤습니다.
자기만 죽은 게 아니라 잘 치고 나간 동료까지 죽였습니다.
아이고!!! 탄식과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6회 1사 1루에서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이승엽은 역시 헛스윙 삼진.
너무도 허무한 볼에 베트가 제멋대로 나갔습니다.

그 지경이 되자 제가 흥분을 했습니다.
"아, 뭐야? 아니,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이 경기를 이기자는 거야, 지자는 거야?"
"아니, 이승엽이는 몸이 안 좋아서 그렇다 치자.
아니... 김경문 감독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왜 이승엽이를 저렇게 고집하는 거냐고? 엉? 왜 죽어도 이승엽이냐고??"

제가 너무 흥분을 하자 옆에서 민희가 "아이고, 우리 아부지! 머리 다 빠지겠네.
아부지, 참아요, 참아" 하고 달랩니다.
저도 제 자신의 돌변에 허허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이게 뭐냐고?
이승엽도 그렇고, 김경문 감독도 그렇고, 너무나 한숨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일본과의 경기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승엽이 그렇게 죽을 쑤는 가운데 우리 한국팀은
용케도 7회 이진영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맞은 8회 말 1사 1루의 절호의 기회.
저는 또 다시 탄식의 신음소리를 냈습니다.
그 절호의 기회에서 타자로 나온 선수가 4번 타자 이승엽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고오... 어쩌자고 또 승엽이에게 걸렸냐? 또 병살타 치면 우짜노?
승엽아, 제발 부탁이니까, 죽더라도 너 혼자만 죽어라. 알겠재?"

역시 예상(?)대로 이승엽은 볼 카운트 2―1의 불리한 상황까지 내몰렸습니다.
일본 왼손 투수 이와세 히토키의 몸 쪽 낮은 공을 이승엽이 치는 걸 보았지만
중계 화면으로 보아 그 공은 우익수 손에 잡힐 게 뻔해 보였습니다.



"아이고, 그러면 그렇지, 뭐! 에에이!" 하는 순간...
텔레비전 중계방송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고함 환호성 소리가 들려와습니다.
"어... 뒤로 뒤로 뒤로... 어어어어어....
     아, 넘어갔어요! 넘어갔어요! 호옴러언! 호옴러언!"

꿈을 꾸는 것 같았습니다.
2대 2 동점 상황에서 이제 막바지인 8회 말,
이승엽이 역전 결승 홈런을 친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 많은 경기에서 줄기차게 죽을 쑤어대던 그 이승엽 선수가 말입니다.
그것도 우리 국민 정서적으로 결코 패할 수 없는 대 일본전에서 말입니다.



결국 이승엽의 그 홈런 한 방 때문에 우리 한국은 일본을 꺾고
결승에 진출하게 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이승엽 선수와 김경문 감독 욕(?)을 해대던 제가
갑자기 머쓱한 마음이 되고, 갑자기 어찌나 죄송해지는지...
마음 속으로 진심으로 그분들께 사과를 하고 회개(?)를 했습니다.


물론 다들, 결정적인 그 마지막 순간에 결승 홈런을 친 이승엽 선수를 칭찬했습니다.
온 국민들의 염원을 저버리지 않은 국민타자 이승엽에 대한 환호였습니다.
이승엽 선수 본인도 그 동안의 마음고생이 극심하였던지,
경기 후에 언론과의 인터뷰 중에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승엽 선수와 더불어 언론들에서는,
남들이야 뭐라든, 이승엽 선수에 대한 믿음(신뢰)을 마지막 순간까지 잃지 않았던
김경문 감독에 대한 칭송을 쏟아냈습니다.
언젠가 큰 경기에서 이승엽은 반드시 한 몫을 크게 해 줄것이라고 굳게 믿고
그 엉망진창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이승엽을 4번 타자 자리에 배치했는데,
결과적으로 김경문 감독의 그 믿음의 적중했다는 것입니다.
김경문 감독의 그 믿음이 없었다면, 이승엽도
대 일본전에서와 같은 그런 결정적인 기여를 결코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한국팀은 오늘 밤에 벌어진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의 쿠바를 꺾고
대망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성공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하고, 응원했던 온 국민들을 흥분과 감격의 도가니에 빠뜨렸습니다.
그런데, 오늘 결승전에서 가장 큰 기여를 한 선수도 바로 이승엽이었습니다.
그는 1회 초, 이용규 선수가 1루에 나간 상태에서 2타점 홈런을 쳤습니다.
어제 일본전과 같이 따지면, 2 연타석 홈런이었습니다.

스물 몇 번이나, 쳤다 하면 아웃이거나 병살타였던 이승엽이
마지막 가장 중요한 두 경기에서 2연타석 홈런이라니!
그것도 그 홈런 두 방이 그 경기에서 아주 결정적인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그 많은 예선전에서 보아왔던 이승엽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수많은 국민들은, 지금의 그 이승엽을 있게 한 사람으로
두 말 않고 김경문 감독을 꼽고 있습니다.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이승엽을 빼라"고 비난하고 항의를 해대는 그 상황에서도
그는 이승엽을 단호하게 지켜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에게 수도 없이 "나는 너를 믿는다"라고 격려했습니다.




저는 오늘 올림픽 야구 경기 중계를 보고 들으면서
제 내면에서 들려오는 성령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김경문 감독이 이승엽 선수를 끝까지 신뢰하고 지켜내었던 것처럼,
하늘의 아버지께서도 바로 나 최용덕이를
그렇게 마지막까지 신뢰하고 지키고 계시다는...

그런데 김경문 감독은 올림픽 경기 한 달 동안만이지만,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나 최용덕이를 한 달, 일 년, 십 년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아니 내가 죽는 그날까지
나를 신뢰하고, 나를 지켜내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탄이 이렇게 소리칠 것입니다.

"도대체 저 최용덕이는 뭐 하는 놈이냐?
오래 전 한 때, 그가 만든 성가들이 한국 교회에 널리 불려져서
온 성도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이 사실이라 쳐도,
그것은 이미 오래 전 이야기 아니냐?
지난 오랜 세월 동안, 그리고 지금 이놈이 하는 짓이라는 게 뭐냐?
그의 삶과 생각과 인격을 가만히 살펴보라.
그의 도덕성을 보라. 그의 행실들을 조사해보라.
허구헌날 헛발질이나 하고, 헛 스윙이나 하고,
게다가 맨날 병살타만 날리는 인간 아닌가!
그가 잘 되는 것이 뭐가 있는가?
그는 어린 딸까지 졸지에 저 세상으로 보내지 않았는가?
지지리도 복도 없는 인간 아닌가!
명색이 작곡가라는 그가 성가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지 않은가?
이미 그에게서는 영감(靈感)이 사라진 게 아닌가!
이제는 더 이상 그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이제 저물어가는, 한 때의 음악사역자일 뿐이다.
하나님은 이제 더 이상 그를 도구로 사용하지 않으실 것이다.
아니, 사용하지 않으셔야 옳을 것이다.
하나님이시여, 이제는 저놈을 버리소서!
이제는 저놈을 용도 폐기처분하소서.
이제는 포기하시옵소서."

그런데 오늘....
제 속에서 성령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사탄의 그 참소가 전부 사실이라 할지라도,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아니, 앞으로도 계속,
제가 이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저를 4번 타자 자리에 두시고는,

"용덕아, 지금 상황이 이렇다 해도 괜찮다.
지금까지 네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연약한 삶을 살아왔어도 괜찮다.
세상 사람들 누구라도 비난할 만한 도덕적 흠결이 심히 있고,
벌써 십년 넘게 나를 위한 노래 하나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어도,
나는 너를 믿는다. 나는 너를 여전히 신뢰한다.
너는 나의 동역자다. 나의 친구요, 나의 벗이다.
너는 나를 위해 언젠가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낼 것이다.
나는 그것을 믿는다.
용덕아, 사람들의 비난과 손가락질 때문에 의기소침해지거나 절망하지 마라.
너는 내가 지킨다.
나는 마지막 그날까지 내 팀의 중요한 동지로 너를 끌고 간다.
그러니, 헛 스윙이라도 괜찮다. 헛발질이라도 괜찮다.
부디 포기만 하지 말아다오. 절망만 하지 말아다오.
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어 다오.
언젠가는 네가 나의 사역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내는 그날이 올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다는 것을....

그런데 그것이 어찌 저 최용덕이만을 향한 말씀이겠습니까?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말씀 아니겠습니까?
주 예수님을 구주로 섬기는 사람이라면, 저마다 각자가 지금 머물고 있는 그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4번 타자로 세움을 받은 우리 각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문, 우리 가정, 우리 직장, 우리 학급, 우리 모임...에 있어서
우리는 주장이신 주 예수님과 함께 뛰는 4번 타자인 것을 말입니다.
비록 전혀 자격이 없는 4번 타자로 살고 있지만...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야구 한국 대표선수로 선발된 젊은 선수들과 이승엽 선수에게 김경문 감독이 있었듯이
저에게는 하늘 아버지가 있습니다.
저 시골의 무명의 한 보잘것 없는 사람을 들어서 당신의 동역자로 선발하셨던,
그리고 저를 한 때 4번 타자로 쓰셨던 하나님 아버지...
이미 오래 전의 옛 일이 되었지만,
그리고 지난 세월, 저는 하나님의 동역자로서 신실한 삶을 살아오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오늘 저에게
"나는 아직도 너를 포기하지 않았고, 너를 기대하며, 너를 신뢰한다" 고 하십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를 포기하지 않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많은 참소에도 불구하고, 저를 지켜내고 계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실 하나님 아버지를 바라봅니다.

하나님 아버지, 언제가 제가 쳐낼 역전 홈런을 기대합니다.
세상적인 인기나 명예나 부귀의 홈런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역에 가장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그런 홈런 말입니다.
지금은 컨디션이 엉망이고, 감각도 없고, 헛 스윙 뿐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들고 마음을 만들고
영적인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저를 지켜주시옵소서.
아니, 저를 버리지 않고 마지막 날까지 지켜주실 것을 믿고,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결코 너를 떠나지 않겠다.
내가 결코 너를 버리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나를 돕는 자시니 내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내게 무슨 짓을 할 수 있겠는가?”
            <히브리서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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