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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설교 제목은 ‘소외 되었던 이방인’입니다. 소외라는 어떤 무리에서 기파되어 따돌림을 당하거나 배척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방인은 유대인 사회에서 철저히 따돌림을 받고 배척받았습니다. 같은 지역에 살면서 서로 간의 소통이 없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방인들을 철저히 소외시켰습니다. 오늘날도 소외 혹은 왕따가 있습니다. 그런 일들은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본문은 그런 소외가 이제 끝났음을 선언합니다.

본문 11절과 12절은 두 가지 소외를 말씀합니다. 11절은 관계적 소외이고, 12절은 영적인 소외입니다. 11절은 12절의 영적인 소외를 말하기 위해 언급한 듯합니다. 11절입니다. “그러므로 생각하라. 너희는 그 때에 육체로 이방인이요 손으로 육체에 행한 할례당이라 칭하는 자들에게 무할례당이라 칭함을 받는 자들이라”(개역성경). 그 당시 이방인들에 대한 유대인들의 소외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섰습니다.  

예를 들어, 유대인들은 하나님께서 이방인들을 지옥의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창조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이 할 수만 있으면 죽여도 좋다고 말했고, 이방인 산모들이 출산으로 진통할 때 이를 돕는 것은 율법을 범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또한 경건한 유대인들은 매일 아침 이방인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하는 기도를 드렸으며, 유대의 남자나 여자가 이방인과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을 죽은 것으로 간주하여 장례식을 지냈을 정도라고 합니다. 유대인들이 이방인을 극도로 경멸했고, 그들의 민족적 우월주의는 특별했습니다. 이런 모습들은 당시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의도와는 아주 멀리 나가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방인들이 가졌던 더 큰 소외는 영적인 소외였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로부터 떨어진 소외로서, 본문은 다음의 다섯 가지 소외를 언급합니다. “그 때에 1)너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2)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3)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는 외인이요 4)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5)하나님도 없는 자이더니” 오늘은 이 다섯 가지 중 처음 두 가지를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1.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첫 번째 이방인들이 예수를 믿기 전에 가졌던 소외는 그들이 ‘그리스도 밖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언급한 ‘그리스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한다기보다는 히브리어 ‘메시야’에 해당하는 일반명사였습니다. 고대 왕들은 왕위에 오를 때 기름을 부으면서 대관식을 행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자기 민족을 위해 기름 부음을 받은 메시야, 즉 왕을 보내주신다는 것을 대망하며 기다렸습니다. 이것을 메시야 대망 사상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믿음이었습니다. 아브라함과 모세 때 이미 그들은 이런 하나님의 약속을 받았고, 사실 이 약속은 창세기 3장 15절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더 구체화된 것은 바벨론 포로 기간이었습니다. 이 기간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메시야에 대한 기대를 구체적으로 갖기 시작했습니다. 히자민 이방인들에게는 메시야의 오심에 대한 이런 기대가 없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메시야 대망 사상이 유대인들로 하여금 이방인들과는 다른, 독특한 역사관을 갖게 했다는 점입니다. 메시야 대망 사상은 그들로 하여금 직선적, 전진하는 역사관을 갖게 했습니다. 보통 보편적인 역사관은 순환하는, 윤회적 역사관입니다. 즉 역사는 같은 패턴을 반복하면서 순환한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래서 역사를 배우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역사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역사는 순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깊이 생각해 보면 윤회적 역사관은 숙명론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는 우리의 의지에 의해 회복되거나 극복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역사가 기울어지는 시점에 있으면 그것을 돌이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오늘날 유사 이래로 이렇게 풍요한 시대가 없었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마음이 어둡고 우울해지는 것은 이런 역사관의 영향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전진하는 역사관, 즉 하나님께서 메시야를 보내셔서 세상에 당신의 뜻을 성취하실 것이라는 직선적인 역사관은 역사가 반복된다고 말하지 않고, 결국 하나님의 뜻이 성취될 것을 믿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늘의 종말론과 만나게 됩니다. 종말론은 오늘날 교회 안과 밖에서 지나치게 어둡게 채색되어 있지만, 종말론이란 그렇게 어두운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주 밝은 미래를 소망하며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런 역사관의 일면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일들이 나치 수용소의 이야기들 속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유대인 600만 명이 가스실에서 죽어가던 당시, 수용소에 있던 한 유대인 외과 의사는 작업장에서 주운 깨진 유리조각으로 매일 아침 면도를 하면서 새 날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깔끔하게 자신을 단장한 이 유대인을 어떤 간수도 가스실로 데려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바로 그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목적, 궁극적인 승리의 날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수용소의 벽에 “나는 하늘에 구름이 덮였을 때조차도 구름 위에는 태양이 빛나고 있음을 믿는다”고 써 놓았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메시야 대망 사상으로 인해 가져온 역사관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그렇게 인도하신다는 것을 믿으십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행하실 그 일을 기대하며 오늘을 인내하며 기다릴 수 있습니까? 아니면 눈 앞에 있는 일들로 인해 조바심을 내며 늘 안절부절하고, 작은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하고, 절망하고, 낙심하는 삶을 살아갑니까? 나치 수용소에서 죽음의 현장을 눈으로 보면서, 오늘은 그 죽음이 나의 죽음이 될지도 모르는 그 상황에서 그 하루, 그리고 장래에 하나님께서 행하실 놀라운 역사를 기대하며 날카로운 유리 조각으로 면도를 할 수 있는 믿음, 소망, 역사관을 가지고 있습니까?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너무 많이 약해져 있습니다. 세상과 다른 것이 없습니다. 저들보다 봉사를 더 많이 못한다는 뜻도 아니고, 저들과는 다른 아주 특별한 희생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도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오늘과 내일, 절망스런 일들이 오늘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원망하고, 때로는 소외를 당하고, 때로는 혼자 고통 속에 원망과 한숨을 쉴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교회를 위해 위대한 일, 종말적인 역사, 궁극적인 이루어가실 것을 믿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 하나면 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바꿀 것입니다. 그 믿음을 꼭 붙드시기를 축원합니다.


2.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요

두 번째 이방인은 전에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었다고 말씀합니다.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라는 말씀은 시간적인 개념에서 말씀한 것입니다. 본문은 공간적인 개념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나라는 본래 신정국가였습니다. 신정국가란 신이 통치하는 나라를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직접 통치하는 나라를 믿었습니다.

사사시대 이스라엘 민족이 미디안 민족에 의해서 고난을 당하고 있을 때, 기드온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300명의 용사를 이끌고 미디안과 싸워 이겼습니다. 이 때 이스라엘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당신이 우리의 왕이 되어 달라’고 요청합니다. 이 때 기드온이 이렇게 말했습니다(삿8;23). “내가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하겠고, 나의 아들도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할 것이요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 기드온은 여호와께서 다스리시는 신정국가를 꿈꾸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나라를 흔히 하나님의 나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통치를 굉장히 추상적으로 듣습니다. 기드온의 말은 우리에게 상당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릴 것이라고 한다면 구체적으로 여호와께서 어떻게 우리를 다스리느냐고 질문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들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결국 이스라엘도 왕을 구했습니다. 왕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항상 하나님의 통치가 있는 하나님의 나라를 동경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역사적으로 가장 하나님의 통치를 가깝게 느꼈던 때가 바로 다윗 왕 때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메시야가 오면 아마도 그 때는 다윗이 통치하던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어떻게 통치했는지 아십니까? 다윗은 자신을 왕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목동 출신이며, 왕족 출신도 아닌 자신을 왕으로 세우신 하나님께 항상 엎드렸고, 겸손해 낮아졌습니다. 다윗 왕에게 있어서 이스라엘의 왕은 자신이 아니라 언제나 하나님이셨습니다.

다윗이 통치 후반기에 범죄함으로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켰습니다. 그 때 다윗은 자기 아들 압살롬의 군사를 제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왕궁을 떠나 도망을 가버리고 맙니다. 그것은 스스로 왕위를 내려놓을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벌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는 것입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자신을 여전히 계속해서 왕으로 있기를 원하시면 어떤 방법으로라도 다시 돌아오게 하실 것이다. 그러나 만약 자신이 여전히 왕궁을 지키는 것이라고 고집하고 왕궁을 사수하는 것은 내 의지로 하는 것일뿐, 실상 하나님이 원치 않는 것일 때 자신은 결국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는 것이 될 것’이라는 생각한 것입니다.

다윗은 아마도 이렇게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내가 왕일 때도 이 나라는 하나님의 나라이고, 내가 왕에서 내려 앉은 후에도 이 나라는 여전히 하나님의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왕으로 있느냐 없느냐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이것이 왕에게 가능한 생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 나라의 왕이 이렇게 자신의 자리를 쉽게 내려놓을 수 있겠습니까? 결코 아닙니다. 이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오직 다윗에게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다윗은 누구의 나라를 통치했습니까? 다윗은 자기 나라를 통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통치한 것입니다. 그 나라의 진정한 왕은 자기가 아니라 하나님이셨습니다. 그 나라는 자신의 지혜로 다스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권능과 능력으로 통치되던 나라였습니다. 그랬었기에 그 나라는 영원히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억되는 나라였고, 메시야가 통치하는 나라의 모델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각인되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지고 있던 믿음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다윗의 나라,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던 다윗의 왕국,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나라, 이것이 하나님의 나라였습니다. 이런 하나님 나라의 개념은 이스라엘 민족이 고난 가운데 있을 때도 그들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어떤 삶을 살아갑니까? 그들은 나라를 잃었을 때조차도 하나님의 통치를 믿었습니다. 가시적인 나라가 사라졌을 때조차도 그들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나라를 통치하고 계시고, 또 어떤 면에서 온 세상을 여전히 하나님께서 통치를 믿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나라 없이 2천년을 떠돌아 다녔지만, 물론 그런 고난의 세월이 그들을 불편하게 했고 힘들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하나님의 통치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그들의 믿음은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조차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은 삶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런 하나님 나라의 이상도, 확신도 이방인들에게는 없었습니다. 이제 주님을 알게 되어 그 나라의 영광과 권능을 함께 경험하지만,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 갖게 된 놀라운 은혜입니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러한 확실한 믿음은 그들을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 주었고, 또 정말 어떻게 사는 것이 합당한 믿음의 삶인지를 알게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하나님의 백성이며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그 나라에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요셉이 어려움과 고난 중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애굽의 모든 것을 통치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믿고 인내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오늘 그런 믿음으로 산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어떻게 살아갈 때 하나님의 그 놀라운 은혜의 역사에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다윗처럼 그렇게 이 나라는 내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임을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내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다 주님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다스리시고, 주님께서 통치하여 주시옵소서. 내 삶과 내 직장과 내 가정을 온전히 주님께 마칩니다. 내 생각과 내 가치관과 내 판단을 내려 놓습니다. 내 주관으로 판단했던 어리석은 일들, 내 배경과 내 감정을 적당히 섞어서 반응했던 나의 어리석은 모습들을 솔직히 내려놓고, 이것은 주님의 나라입니다. 내 생명도 주님의 것입니다. 내 가정도, 내 자녀도 모두 주님의 것이라고 고백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제는 내 나라, 내 가정, 내 교회가 아니라 주님의 나라, 주님이 주신 가정, 주님께서 주신 교회, 주님께서 허락하신 직장에서 일한다는 고백으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그냥 예수를 입으로만 고백한다고 성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삶의 자리에서 철저히 주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성도에게만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권능과 은혜, 능력의 역사가 임할 것입니다. 그런 은혜가 있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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