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by kccic posted Jun 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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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봄 저희 가족은 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Disney World를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사역을 하지 않고 있던 때였기 때문에 토요일에 출발했습니다. 오래 남을만한 추억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일을 어떻게 보낼 것이냐 하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함께 가신 분들은 저의 뜻대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분들도 신실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목사만 아니었다면 꼭 이곳까지 와서 교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없진 않았지만 우리는 당연히 교회로 향했습니다. 아마도 ‘올랜도제일침례교회’였던 것 같습니다. 상당히 큰 교회였고, 설교주제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드리는 시간이 새롭게 와 닿았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나니 이미 반나절은 다 지나갔고, 남은 반나절 동안 무엇을 하기에는 마땅치 않았습니다. 여기 저기 찾아다녔지만, 시간만 허비했습니다. 대부분은 아침부터 들어가서 열심히 보고 뛰어다녀야 겨우 본전(?)을 뽑을 수 있었습니다. 막상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니 함께 가신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다음 날부터 기대 이상의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많은 성도님들이 여러 가지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교회는 좀 썰렁하지만 그렇더라도 여행 중인 분들이 늘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행은 우리 인생을 참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자녀들에게는 더 없는 축복의 시간입니다. 나름대로 일터와 학원에서 열심히 일하고 연구하다가 떠나는 여행은 새로운 경험과 여유를 갖게 합니다. 모쪼록 여행 중에 늘 안전에 주의하시고, 늘 주님과 동행하는 여정이 되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위에서 말씀드린 주일성수에 대해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옛날 우리조상들은 아무리 먼 여행을 떠나더라도 주일에는 반드시 본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도록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삶의 영역이 훨씬 더 넓어지고 복잡해져 갑니다. 위와 같은 신앙적 요구가 때때로 신앙적 유익보다는 오히려 더 큰 짐을 지우는 결과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있는 곳에서 가능한 예배드릴 교회와 예배시간을 미리 알아놓으셨다가 예배에 참여한다면 새로운 기쁨을 경험할 것입니다. 도저히 예배드릴 교회를 찾을 수 없을 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가족들끼리 앉아서 찬송을 부르시고 가족 중 한 사람이 기도하고, 아빠가 성경을 읽고 간단히 성경말씀을 설명해 준다면 참 은혜로운 예배가 됩니다. 예배 중 가족들이 각자의 개인기도제목을 나누면 가족 간에 평소에 알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가정예배는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와는 또 다른 은혜를 줍니다. 계획하시는 여행을 통해 새롭게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병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