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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츠빌한인교회

목회칼럼

2006.10.04 04:14

한 자매의 질문

조회 수 6225 추천 수 108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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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과 국가’는 지난 주 설교 제목이었습니다. 로마서 13장 1-7절의 말씀이 본문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세상 권세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하는 내용입니다. 본문의 주된 내용은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로부터 나왔으며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그 권세에 복종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특별히 두 가지를 지적하고 있는데, 선을 행할 것과 국가에 세금을 바치라는 권면이었습니다.

설교를 마친 후 대학부의 한 자매로부터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가 이해하는대로 그 자매의 질문의 요지는 만약 국가에 무조건 복종해야한다면 국가가 잘못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주석가는 본문이 원론적인 언급이라는 단서를 달기도 했습니다. 사실 성경은 한 가지만 말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성경에는 통치자의 권력을 인정하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엘상 15장 26절에서 사무엘 선지자는 사울을 더 이상 하나님이 세우신 왕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포로로 잡혀가서 바사 나라의 총리가 된 다니엘은 삼십 일간 다리오 왕 외에 어느 신에게도 구하거나 경배하지 말도록 한 왕의 명령을 어겼습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하나님의 뜻에 분명하게 어긋나는 것에 굴복하지 않은 사무엘과 다니엘의 행동이 옳은 것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시대에 통치자의 잘 잘못은 성경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지 아닌지를 분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성경은 기본적으로 왕의 존재를 아예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기도 했습니다. 사무엘상 8장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무엘에게 자기들에게도 왕을 세워달라고 요구합니다. 이 일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에게 말씀하시기를 ‘저들이 나(하나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이스라엘에게 왕의 제도를 허락하시지만 그 제도가 얼마나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속할 것인지에 대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말씀으로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22:21)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에서 성도는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살아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땅에 있는 동안 세상의 정권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교훈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다양한 말씀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먼저 가장 근본적인 것부터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가장 근본은 사무엘상 8장의 말씀일 것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왕은 하나님 한 분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제한적으로 세상에 세워진 나라에 제한된 권력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며 통치하도록 허용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신 하나님의 목적은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 일을 위해 나라는 법을 만들고 세금을 거두어 그 일을 감당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나라는 언제나 불완전합니다. 완전하지 못하기에 언제나 더 큰 악을 행할 위험이 또한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언제나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신약성경은 여러 번 언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라가 결정적으로, 너무도 분명하게 하나님의 말씀과 법칙에 어긋나는 일을 할 때는 이를 거부할 수도 있어야 함을 다니엘과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 보게 됩니다.

하지만 보다 분명하게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위의 자매와 같은 질문을 던질 때 어떤 마음으로 그 질문을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어떤 선입견이 있습니다. 즉 자기 나름대로의 가치관과 주관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또한 있습니다. 우리의 가치관이 흔들릴 때 우리는 불안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만약 권력을 지닌 자에게 불복종하려고 한다면 그것이 무엇에 근거한 것인가를 질문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생각을 성경 속에 집어넣어 성경 속에서 우리의 생각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신학적으로는 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의 의미를 우리의 삶으로 끌어내는 것을 exposition이라고 하고, 우리의 생각을 성경 안으로 끌고 들어가서 성경에서 우리의 생각을 합당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근거를 찾는 것을 eisegesis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성경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면 우리는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더욱 말씀 앞에 서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좀 더 다루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 중에 하나는 사도 바울이 로마서를 쓸 때 상황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교훈이 어떻게 달리 표현되는지, 또 성경이 쓰인 훨씬 후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무엇이라고 말씀했는지 등, 많은 것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일 본문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기본적으로 성도는 국가 권력에 순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에 기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기독교적 가치관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세금을 정직하게 내고 국가의 법을 잘 지킬 수 있는 백성이 되는 것이 또한 바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길 중에 하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설교는 제한된 시간 안에 선포되어야 하고, 또 설득을 위한 지나친 논증은 설교의 초점을 빗나가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난주일 목사에게 한 자매의 질문은 정말 좋았습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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