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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츠빌한인교회

선교지소식

사랑하는 동역자 모든 분께



더운 여름날이 지나가면서 한국에서 보냈던 여름날의 단상들이 뇌리를 스칩니다. 대천 해수욕장과 연구소 다락회에서 매년 여름 수련회 장소로 한 동안 쓰이면서 수 많은 추억들을 만들어 내었던 춘장대 해수욕장이 맨 먼저 떠오릅니다. 물이 가득 고인 대청댐도 눈에 들어오고 제 고향 마을인 전라도 고창의 정자나무 그늘도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이곳 버지니아도 요즘은 날씨가 연일 90도를 넘는 더운 날씨입니다. 다행히 사람이 그리 많이 살지 않는 시골도시여서 사람이나 차 때문에 힘들지는 않지만 날씨가 더우면서 활동이 제한되는 바람에 여러 일들이 자꾸 뒤로 미루어지는 느낌입니다.



진작 이곳 소식들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매일 회사에서 돌아오면 더위에 지쳐 샤워하고 나면 피곤이 몰려오고 다음날의 새벽기도 시간이 의식되는 바람에 편지쓰는 일을 미루어 온지가 2주일은 된 것 같습니다. 내일은 수요예배가 있는 날이어서 새벽기도를 하지 않기에 지금 화요일 저녁에 그 동안의 안부를 전하려고 합니다.



3주 전에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셀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교회에 첫 등록교인이 된 집사님 한분이 집이 있는 웨스트 버지니아를 넘어가기 위해서 죠지 워싱턴 국립공원 산맥을 넘어가다가 십년도 더 된 화물 Van이 도로에 멈추어 버려서 지금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도 깊은 산중이라 전화도 안되고 얼마나 깜깜한지 겨우 지나가는 차들의 불빛에 의지하여 겨우 통화가 되는 곳 까지 와서 전화를 한다는 것입니다. 나이 50이 넘은 남자의 목소리에 울먹임이 섞여있었으니 그 분의 심정이 어떤지 상상히 갈 것입니다.  주일 날 밤이라서 많이 피고해서 바로 자려고 하던 참인데 그 전화가 받고보니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그 주일 예배 마치고 그 집사님과 이제 우리교회에 정식으로 등록하고 신앙생활 잘 하자고 다짐한 날 바로 그 일이 터졌으니 주님은 저에게 드디어 새로운 시험을 허락하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집에서 그곳까지 가는데 약 30분이 걸렷습니다. 우리나라 설악산 보다 훨씬 깊고 무서우리만치 숲이 우거진 산맥인데 그곳에 그 집사님 차가 한쪽 도로에 정차되어 있었습니다.



Battery Jumper를 이용하여 시동을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시동이 걸렸지만 얼마 안있어 다시 엔진이 멈추었습니다. 두번을 시도하다가 그만두고 그 분을 태우고 이제 그 산맥을 넘어 집에 태워다주고 집에 오니 밤 11시가 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분은 영어를 문장으로는 잘 못하고 단어를 연이어 말함으로써 그 뜻을 전하는 정도의 영어실력입니다.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 집사님에게는 내일 아침 집 부근에 있는 Auto Parts Store에서 어떻게 하던지 battery를 사서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와서 바꾸어 끼우고 출근하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전화하도록 부탁했습니다.



다음날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집사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자동차 배터리를 사서 겨우 차를 얻어타고 와보니 차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그 전화를 받는 순간에 얼마나 충격이 컸는지 모릅니다. 집사님 차가 없어진 것 보다 주님이 저를 어디까지 시험하시려고 이러시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 분에게는 그 차는 재산목록 1호입니다. 그 분이 하는 건축 내장 일에는 그 차가 필수입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제가 자유하는 몸이라면 그래도 이리저리 뛰어 다니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저 마저도 이렇게 회사에서 시간에 얽메어 있는데 오랬동안 전화할 입장도 못되었습니다. 전화를 잠시 끊은 다음에 회사 부품실로 가서 기도했습니다. 눈물이 나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면서 주님께 원망처럼 기도했습니다. 이제 처음으로 교회에 등록교인이 있게 하시더니 바로 그날에 이렇게 모진 일을 맡기시는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그 집사님이 다니는 회사의 사장인 Mr. Milton에게 전화를 해서 사정을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이곳 쉐난도 카운티 경찰서에 전화해서 알아보겠다고 합니다. 전화를 마치고 나서 일하는 동안에 계속 기도햇습니다. 그 차를 찾게 해달라고...그러면서 옜날에 어느 시골교회 목사님의 이야기가 떠 올랐습니다. 그 목사님이 한 밤중에 그 교회 집사님이 다급한 부름을 받고 가보니 어미 소가 새끼를 낳다가 진통으로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자 목사님이 소를 붙잡고 소를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는 얘기를 떠 올랐습니다.



한 시간 후에 차가 카운티 견인장에 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아마도 그 밤에 지나가던 운전자가 경찰서에 보고하니 끌어았던 것 같습니다. 그 소식을 들으니 제 차를 찾은 것 만큼이나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집사님으로 부터 전화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곳 웨스트 버지니아는 산맥이라서 전화가 되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점심 때 쯤에야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차를 얻어타고 같이 일하는 한국사람 한분과 함께 산을 넘어와서 갈림길에서 내려 서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에 사정을 얘기한 다음 20여분을 자동차로 달려 그곳으로 갔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잠시 비껴있는 간선도로에 한국사람 두명이 무거운 배터리 하나를 덩그러니 놓고 길 한쪽에 서 있는 모습이 얼마나 낯선지 모릅니다. 한국의 시골길에 인도사람 두명이 그렇게 서 있는 만큼이나 낯설어 보입니다.  그 분들을 태우고 이제 차가 견인되어 있는 곳 까지 갔습니다. 그 곳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200불 벌금을 물고 차를 찾아서 가지고 간 배터리를 교환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 연락하자고 하고 저는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거기까지 인도하신 주님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그 감사가 그리 오래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녁에 워싱턴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다시 차가 섰다는 것입니다. 배터리가 약해서 그런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제대로 차의 모델을 가르쳐주고 거기에 맞는 것을 사서 설치하도록 부탁하고 그 밤은 지나갔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으니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전에 차가 멈추었던 곳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는 자동차 정비소에 있다고 합니다. 사연인즉 배터리를 새로갈고 일을 마치고 웨스트버지니아로 넘어가는 직전에 차가 다시 멈출 것 같은 조짐이 있어서 얼른 시동이 꺼지기 전에 그곳 정비소 앞 마당으로 차를 돌려서 세웠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리도 타이밍을 잘 맞추어 차가 그 정비소 앞 마당에 서게 되었는지...하여간 그렇게 해서 차는 그 외진 웨스트버지니아 산골의 한 정비소에 밤새도록 세우고 그곳에서 두 사람은 그 차 속에서 저녁도 먹지 못한채 잠을 잤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은 그리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베터릭 아니라 Generator였던 것입니다. 하도 오래된 차여서 그 발전기를 조이고 있는 볼트를 빼내지 못해서 하루를 씨름했다는 것입니다. 아침 8시부터 문을 연 그 정비소에서 오후 4시가 되어서야 그 볼트를 풀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일을 마치고 오후 4시에 그곳에 도착해 보니 그제서야 겨우 볼트를 풀어놓고 새로운 볼트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 후에 나온 금액은 모두 600불 정도였습니다. 집에 전화해서 식사를 준비해서 가져오도록 했습니다. 우리집과 그 분들이 사는 집은 정반대여서 그 배고픈 사람들을 우리 집까지 오도록 하는 것이 무리였기 때문입니다. 고속도로를 벗어난 곳에 있는 남북전쟁 격전지 옆에 작은 쉼터가 있어서 그곳에서 만나서 저녁을 대접하고 헤어졌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미국 시골 도시에서 일어난 작은 사건입니다. 그러나 이 일을 겪으면서 많은 한인교회 목회자들이 이민교회의 어려움을 이야기한 것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조금씩 그 지경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비록 교회는 나오지 않더라도 3-4 가정에게 매주 주보를 보내고 가끔씩 방문하면 비록 교회는 나오지 않으면서도 많이 반가워하는 것이 이곳에 한인들이 적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억지로 교회에 나오라고 말하지 않고 꾸준하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잠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속에 가득합니다. 이제는 가더라도 어디서 변변하게 잠잘곳도 없으면서도 그저 마음으로 가고싶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괜히 향수처럼 한국을 가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이 여름이 더욱 길게 느껴집니다. 비자문제가 해결되기 까지는 감옥에 갇힌 사람처럼 맘대로 오갈 수 없다는 생각이 감옥에 갇힌 죄수처럼 그렇게 더욱 한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나타나는가 봅니다. 사람이 어디에 갇히면 산소가 부족해서 죽는 것이 아니라 갑갑함을 이기지 못하고 죽는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아마 저도 조금은 그런 기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어느 때든지 비자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한국에 갈 수 있으니 인내함으로 잘 이겨내고 있다가 여러분 뵙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7월 6일에 버지니아 메노나이트 총회가 제가 학교를 다니던 해리슨버그에서 열렸는데 그곳에서 동시에 메노나이트 총회와 관련된 전 세계 외국 선교기관이나 교회가 모여서 각 나라와 교회를 알리는 이름하여 "World Neighbor Festival"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 때 찍은 사진 두어장 함께 보냅니다.



보내주시는 헌금은 잘 받아서 선교부로 매월 보내고 있습니다. 선교부에서는 매월 말에 저희에게 적당한 금액을 나누어서 잘 보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도움이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저를 주위에서 감싸고 격려하는 그 마음으로 인하여 담대하게 승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이사를 온 이후로 새벽예배와 수요예배 그리고 금요성경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새벽예배는 주로 저 혼자 드리는 예배이지만 그 고요함과 새벽의 간절한 기도가 믿음을 잃지않고 주님만을 바라보는 일에 큰 힘이 됩니다. 금요성경공부는 저희 교회가 주선하여 미국교회 가족들과 함께 하는 모임입니다. 이번 주까지 제가 리더를 하기로 하고 다음 주부터는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는 일은 열심히 잘 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 회사 일이 본업은 아닐지언정 풀타임으로 하는 일이어서 하루의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다 보니 교회의 일을 하는 일이 많이 모자람을 느낍니다. 그러나 지금은 선하게 인도하시는 주님만 바라보면서 모든 일을 주님께 맡기고 그저 성실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최용석 형제 가족과 금요일 토요일 이틀동안 (7/28-29) 버지니아 해변과 매릴랜드 동쪽 해변 그리고 워싱턴 디시를 돌아오는 여행을 함께 했습니다. 버지니아 해안과 매릴랜드주 그리고 델라웨어 주를 이어주는 Chesapeake Bay의 해저터널과 바다위를 가로질러 놓인 긴 다리가 참 인상적이고 그 해저터널 위쪽으로 지나가는 항공모함을 그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도 참 행운이었습니다.



다음 주에 스위스 최영한 형제가 이곳을 방문합니다. 이번에 영한 형제 딸 지혜가 이곳 버지니아 주립대학에 오빠인 형준이를 이어 입학함에 따라 겸사해서 잠시 들르는 여행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공항으로 가서 마중하고 저희 집에서 머물면서 그동안 쌓인 이야기들을 깊이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가슴 속에 쓰고싶은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오늘 편지의 주제를 말한다면 목회자의 삶은 그 상급이 이 세상에 있지 아니하고 내가 죽은 후에 하늘에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잊어버리면 금방 지치고 목회가 힘들게 되는 것을 느낍니다.



저와 스티븐시티 한인교회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 기도를 주님이 반드시 들으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후원과 기도를 울타리 삼아 이곳에서 열심히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평안을 드리면서...

2006년 8월 2




I am weak but strong in You

James Rhee, Pastor

Stephens City Korean Community Church

141 Pittman Ct. Stephens City, VA 2265
Tel: 540-869-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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